짐을 풀지 않고도 편해지는 숙소 찾는 법
여행 중 숙소를 옮길 땐 보통 더 나은 편의, 더 좋은 위치, 더 예쁜 인테리어를 기대하게 된다.하지만 나는 이번에, 그 반대 이유로 숙소를 옮겼다.첫 번째 숙소는 너무 정리되어 있었다. 너무 친절했고, 너무 정직했고, 너무 완벽했다. 침대 위 쿠션도, 테이블 위 꽃병도 사진처럼 정확했지만 이상하게… 나는 계속 앉아 있기가 불편했다.그래서 짐을 채 다 풀지도 않은 채, 이틀 만에 다른 숙소로 옮기기로 했다. 위치는 조금 더 외곽이었고, 사진은 흐릿했고, 후기도 적었다.🚪 두 번째 숙소의 첫 순간문을 열었을 때, 그 방은 약간 어두웠다. 창문은 커튼 반쯤 가려져 있었고 햇빛이 모서리 벽을 조용히 물들이고 있었다.에어컨은 켜지지 않았고 선풍기만 천천히 돌고 있었다. 벽엔 그림 하나, 그림자 둘.그 순간, ..
2025. 5. 10.
조용한 하루, 방콕 어딘가에서 나만 걷는 속도로
아침부터 햇살이 조용했다. 방 안엔 바람도 없었고, 커튼 틈 사이로 들어온 빛이 유리컵을 통과해 벽에 희미한 흔적을 남겼다.늦잠이었지만 일찍 일어난 기분. 방콕의 소음은 이른 아침부터 거리를 채우고 있었지만 온눗역 근처, 이 호텔 방 안은 그리 시끄럽지 않았다.창문을 반쯤 열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오토바이, 노점, 아이, 현지인들, 그리고 나는 그 틈에 있지 않은 사람이었다.오늘은 어딘가를 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없었다. 계획도 없고, 약속도 없고, 그저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만 걷고 싶었다.🌿 아침을 건너는 시간슬리퍼를 신고 호텔 로비를 지나 온눗역 3번 출구 쪽 골목으로 들어섰다. 과일 파는 아줌마가 있었고, 그 옆에선 바나나 튀김을 튀기고 있었다.포장지에 손이 닿자 따뜻했다. 튀김 하나를 입에 넣고 ..
2025.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