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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눗역에서 하루 걷기

by zipdoctor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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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눗역에서 하루 걷기

온눗(ON NUT)은 ‘조용한 숙소가 있는 방콕 외곽 동네’라고만 생각했는데, 하루쯤 그곳을 걸어보면 이 도시의 다른 얼굴이 보인다.

굳이 BTS를 타지 않아도, 택시를 부르지 않아도 괜찮은 거리. 그게 온눗의 매력이다.

🌅 아침, 호텔 바로 옆 *Phra Khanong Fresh Market*

아침 8시경 호텔에서 도보 7~8분 거리에 있는 Phra Khanong 신선 시장으로 향했다.

온눗역 3번 출구 쪽으로 내려가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바로 그곳이 나타난다. 고기, 생선, 채소, 향신료, 튀김… 현지인들의 삶이 그대로 보이는 풍경이었다.

시장 안 작은 노점에서 바나나 튀김(클루아이턋)과 달달한 콩 두유 하나를 샀다. 단순한 조합이었지만 그게 아침으로 딱 좋았다.

☕ 카페 *YAMA Café* – 골목 끝의 쉼터

걷다 지칠 즈음, 구글 맵에 평점만 보고 들어간 작은 카페. 이름은 YAMA Café.

좁은 길 끝, 식물과 벽돌,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진짜 로컬 카페였다.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고 오래된 목재 테이블에 앉았다. 에어컨은 약했고, 배경 음악은 느린 재즈였다.

노트북을 켜고 몇 줄을 쓰다, 그냥 멈췄다. 생각보다 멈춰 있는 시간이 더 좋았다.

🛍 로컬 마트 *Lotus’s Onnut* – 실생활 속 방콕

점심 이후에는 어디 들어가지 않아도 좋았다. 대신 Lotus’s Onnut 마트에 들어갔다.

입구엔 반팔 입은 가족들, 젊은 현지 커플, 장바구니를 끄는 노부부. 그들 사이에 섞여 나는 라면 하나, 그리고 맥주 하나를 샀다.

‘쇼핑’은 아니었다. 그냥, 어떤 도시의 일상을 구경하는 행위랄까.

🌇 오후, *Habito Mall* – 지역민의 복합문화 공간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Habito Mall도 들렀다.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작은 복합문화 공간.

카페, 음식점, 요가 스튜디오, 제로웨이스트 숍이 조용히 섞여 있었다. 외국인은 거의 없고, 로컬 느낌이 짙었다.

건물 앞 벤치에 앉아 테이크아웃한 바질볶음밥을 먹으며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모두 바쁘지만, 어딘지 느긋해 보였다.

🌙 해질녘, 다시 야시장으로

해가 질 무렵, 다시 호텔 앞으로 돌아왔다. 아침과 다름없이 야시장에는 꼬치 연기, 패션 옷가게, 과일 트럭, 그리고 퇴근하는 현지인들.

그들과 함께 꼬치를 하나 더 샀다. 오늘은 돼지간 구이였다. 낯설지만, 괜찮았다.

호텔 방 창밖으로 온눗의 밤이 내려다보였다. 높은 빌딩은 없지만 지금 이곳이 가장 내 속도에 맞는 도시 같았다.

📌 온눗 – 관광이 아닌 생활처럼 걷는 여행

방콕을 여러 번 왔다면, 이번엔 온눗역 주변을 천천히 걸어보자.

사진에 담기기엔 심심하지만 기억에는 오래 남는 골목과 사람들, 그게 이 동네의 진짜 매력이다.

방콕은 결국, 빠르게 소비하지 않아도 느리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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