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치앙마이의 공기는 낮보다 더 부드러워져 있었다. 햇빛은 사라졌고, 가게 앞 전구들은 하나둘 불을 밝혔다.
그 시간부터가 내게 진짜 하루였다. 계획도, 목적도 없이 조용한 골목으로 발을 옮기는 순간들.
🍛 7:15PM – *Tong Tem Toh*에서의 저녁 식사
저녁은 Tong Tem Toh에서 먹었다. 님만해민 소이 13 초입, 항상 사람이 많은 인기 맛집이지만 운 좋게 혼자 앉을 자리가 있었다.
태국 북부식 요리 전문점으로, 추천 메뉴는 Grilled Pork Neck과 Nam Prik Ong이라는 토마토 베이스 딥이다. 가격은 각각 **85바트, 70바트** 정도. 현지 스타일로 맥주 한 잔도 곁들였다.
음식은 깊고 진한 맛이 있었고, 혼자 먹기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채운다기보다, 조용히 정돈되는 식사였다.
🚶 8:00PM – 불빛을 따라 골목을 걷다
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왔다. 차량 소리는 멀고, 오토바이만 가끔 지나가는 조용한 시간. 나는 소이 5 방향으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골목엔 작은 바와 카페들이 드문드문 불을 밝히고 있었고, 그 빛들이 노란 리본처럼 바닥을 길게 감싸고 있었다.
벽돌 건물과 나무 울타리, 식물과 조명,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사람들. 그 모두가 풍경이 아니라 분위기로 남아 있었다.
🪑 혼자 앉아 있는 테이블
걸음을 멈춘 건 The Baristro at Ping River 앞 작은 테이블이었다. 조명이 낮았고, 사람들은 작게 웃거나 그냥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는 메뉴를 고르지 않고 콜드브루 한 잔을 시켰다. **90바트**, 부드러운 산미와 조용한 뒷맛. 어두운 커피는 이 밤과 딱 어울렸다.
테이블 위 잔과 손, 그리고 그 손 너머의 거리 풍경. 나는 지금,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 오늘 하루를 걸어 되돌아보다
커피를 마시고 다시 골목을 따라 숙소로 향했다. 하늘엔 별이 보이지 않았지만 가게 불빛들이 도시의 별처럼 느껴졌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무엇을 정리하지 않아도 오늘은 그 자체로 괜찮은 하루였다.
저녁 산책은 무언가를 찾는 일이 아니라 하루의 감정을 가만히 정리하는 방식이라는 걸 이 도시가 알려주었다.
📌 치앙마이의 저녁은 천천히 다가온다
하루를 끝내는 산책, 그것이 익숙해질 무렵 여행은 목적지가 아니라 속도와 방향이 되어 있었다.
치앙마이의 저녁은 천천히 다가와 조용히 안겼고, 나는 그 품 안에서 하루라는 것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