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돌아올 생각이었다. 파타야에서 오전 페리를 타고 꼬란섬으로 향하면서도 해가 지기 전엔 다시 돌아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해질 무렵, 바닷가를 바라보던 순간 나는 그냥 머물기로 했다. 돌아가는 배 대신, 이 섬의 밤을 조금 더 느껴보기로.
⛴ 오전 9:30 – 발리하이 선착장에서 출발
파타야 발리하이 선착장에 도착해 9시 30분 출발 페리를 탔다. 요금은 단돈 **30바트**.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섞여 탑승했고, 배는 잔잔하게 40분 정도를 달렸다.
꼬란섬에 도착한 순간 공기는 확연히 달랐다. 조용했고, 맑았고, 바다 냄새가 훨씬 가까이 있었다.
🏖 10:30 – 타웬비치에서의 오전
도착하자마자 타웬비치 쪽으로 걸었다. 가장 유명한 해변이지만 오전 시간은 한적했다.
비치의자 하나를 빌려 바다를 향해 앉았다. 태국식 밀크티 한 잔과 파인애플 슬라이스를 곁에 두고 아무 말 없이 파도를 바라봤다.
햇살은 강했지만 바람이 계속 불어줘서 뜨겁지 않았다. 오히려 몸이 천천히 풀리는 기분이었다.
🍽 1:00PM – 현지 식당에서의 늦은 점심
해변가 골목 안쪽 작은 식당. 영어 간판도 없었지만 메뉴판엔 사진이 붙어 있었다.
똠얌꿍, 볶음밥, 볶은 해산물 중에서 **Pad Kra Pao Talay** (해산물 바질볶음)을 주문했다. 가격은 **100바트**, 조금 매콤했지만 바다 향이 어우러진 맛이었다.
물은 셀프였고, 주인은 말없이 서빙하고 자리에 앉아 소리 없이 TV를 보고 있었다.
그 공간이 이 섬의 분위기를 그대로 닮아 있었다.
🏡 3:30PM – 숙소를 잡다, Sealey Resort
계획엔 없었지만 숙박 예약 앱을 켜봤다. Sealey Resort – 타웬비치에서 도보 5분 거리, 작은 방갈로 형태의 숙소였다.
1박에 **1,200바트**, 에어컨, 냉장고, 와이파이 기본 창문 너머로 야자수가 흔들렸다.
짐은 배낭 하나뿐이었고 체크인은 간단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에어컨 소음 대신 조용한 섬의 바람이 느껴졌다.
🌇 해질 무렵, 아무 소리 없는 바다
저녁은 별도로 먹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병맥주** 하나를 샀다. 숙소 근처 해변 벤치에 앉아 노을이 지는 바다를 바라봤다.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고 해변은 조금씩 조용해졌다. 잔잔한 물결, 멀리 깜빡이는 배 불빛,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조용한 식사.
그게 오늘 하루의 완성 같았다.
🌙 섬의 밤은 빠르게 깊어졌다
밤이 되자 파타야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소음은 없었고 별빛은 가까웠다.
방 안 조명은 약했고, 모기향을 피우고 천천히 눕자 어디선가 파도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돌아가지 않기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 꼬란섬의 밤, 혼자 머물러도 괜찮은 이유
여행은 꼭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다. 어디에 멈춰 서는지도 그 하루를 결정짓는다.
꼬란섬에서 하루를 묵기로 한 선택은 나를 조용히 안아주는 밤을 선물했다.
그리고 그 밤은, 어쩌면 내가 태국에서 가장 깊이 잠든 밤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