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란섬에서 돌아오는 배는 늘 조금 더 천천히 느껴진다. 파도에 지친 것이 아니라 섬에 남겨둔 감정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파타야 발리하이 선착장에 발을 디디자 사람들과 차, 소리들이 한꺼번에 다가왔다.
나는 곧장 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조용히 배를 채울 수 있는 식당을 떠올렸다.
🍜 Mae Sri Ruen Restaurant (แม่ศรีเรือน)
중앙 파타야 로드 근처, Terminal 21 쇼핑몰 뒷편에 자리한 Mae Sri Ruen은 현지인에게는 오래된 노포, 여행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한 끼 장소다.
식당 내부는 깨끗하고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에어컨 바람이 은은하게 돌고 테이블 간격도 넓어 혼자 앉기에도 부담이 없다.
🍲 대표 메뉴 – 쎈렉남싸이, 카놈찐
나는 쎈렉남싸이(센렉국수)와 카놈찐 남야푸(태국식 쌀국수 + 게살커리)를 주문했다.
- 쎈렉남싸이 – 맑은 국물 국수 / 60바트
- 카놈찐 – 진한 커리향 / 75바트
- 아이스티 – 35바트
국물은 짜지 않고 은근한 감칠맛이 돌았고, 면은 부드럽고 끊김 없이 넘어갔다.
커리는 매콤한 게살 향이 입안에 가득 퍼졌고 셀프 야채 코너에서 고사리와 숙주를 살짝 곁들였다.
🪑 식당의 분위기
오후 2시 무렵, 손님은 몇 명 없었고 가게 안은 조용했다.
에어컨 바람이 느껴지는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국물 한 모금으로 섬에서 남아 있던 염분을 씻어냈다.
직원들은 친절했지만 말을 걸지 않았고 그게 오히려 이 조용한 식사의 리듬을 유지해주었다.
📍 Mae Sri Ruen 정보 요약
- 위치: North Pattaya Rd, Terminal 21 Pattaya 근처
- 운영 시간: 매일 10:00 ~ 21:00
- 가격대: 1인 평균 100~150바트
- 주요 메뉴: 국수, 커리, 간단한 디저트류
- 포장 가능: 가능 (포장 박스 비용 별도 없음)
🌇 섬과 도시 사이, 한 끼의 전환
섬에서 돌아온 날은 도시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람들의 말소리, 차의 경적, 가게마다 내뿜는 음악 소리까지.
그 와중에 Mae Sri Ruen은 섬과 도시 사이, 딱 중간쯤에서 나를 받아주었다.
뜨거운 국물과 조용한 실내, 그리고 아무 방해도 없는 테이블 하나.
그 한 끼 덕분에 나는 다시 도시의 속도에 천천히 적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