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을 조용히 보냈다. 해변에 앉아 있고, 숙소 앞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고, 그저 걷기만 했던 시간들.
그런데 셋째 날 아침, 문득 이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나는 항구 근처에서 오토바이를 빌렸다.
🏍 9:30AM – 나크루아 선착장 앞, 오토바이 대여
타웬비치에서 선착장 쪽으로 걸어가면 작은 렌탈 샵들이 늘어서 있다. 신분증만 맡기면 헬멧과 함께 오토바이를 바로 빌릴 수 있다.
나는 24시간 기준 **300바트짜리** 스쿠터를 선택했다. 연료는 직접 주유, 바로 근처 세븐일레븐 옆의 작은 주유소에서 **30바트어치만 넣어도** 하루를 충분히 달릴 수 있었다.
시동을 걸고, 섬 중심 도로로 올라섰다. 처음엔 조금 긴장됐지만 섬의 오토바이는 대부분 천천히 달렸다. 사람들도 느릿했고, 도로도 조용했다.
🌊 10:15AM – 누알비치에 도착하다
첫 목적지는 누알비치. 꼬란섬 남서쪽에 있는 상대적으로 한적한 해변이다.
오토바이로 15분 남짓,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지나 내려가는 길이 이어진다.
해변에 도착하니 바람이 더 깊었고 바다 색은 진한 청록빛이었다.
사람이 거의 없어 오토바이를 나무 그늘 아래 세워두고 그늘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다.
이곳은 혼자 있기 좋은 조용한 해변이었다.
🥤 12:00PM – 전망대 가는 길, 카페 한 잔
섬의 중간 언덕길에는 카페들이 가끔 등장한다. 나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Viewpoint Coffee라는 작은 카페에 멈췄다.
창이 없는 개방형 구조, 시원한 바람, 플라스틱 테이블 몇 개.
망고 스무디 60바트. 컵을 잡는 손끝으로 차가운 온기가 기분 좋게 퍼졌다.
멀리 해안선이 보이고 그 옆으론 다시 오토바이들이 작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 2:00PM – Samae Beach, 다시 바다
다음 목적지는 사마에 비치. 꼬란섬 서쪽, 관광객과 현지인이 모두 찾는 해변이다.
점심은 비치 앞 작은 식당에서 볶음밥과 오렌지 주스. 총 120바트. 햇살은 강했지만 파라솔 아래는 서늘했다.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해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오토바이는 비치 초입 그늘에 잘 서 있었고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다.
🌇 5:00PM – 섬을 한 바퀴 돌아 숙소로
해가 기울 무렵, 나는 섬을 한 바퀴 더 돌았다. 속도는 느리고 길은 좁지만, 오히려 그게 이 섬의 매력이었다.
차도 없고, 신호도 없고, 헬멧 안으로 바람 소리만 들렸다.
해가 떨어지는 하늘, 섬의 끝에서 바라본 노을, 그리고 돌아오는 길의 고요함.
📌 오토바이로 본 꼬란섬은 다정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섬을 도는 건 속도를 높이는 일이 아니라 섬의 리듬에 나를 맞추는 일이었다.
빠르지 않게, 조용하게, 혼자만의 속도로 하루를 달렸다.
그리고 그 하루는 꼬란섬에서의 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